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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요일 저녁, 일산미관광장에서 제61차 고양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사회자인 화운님 말로는 몇 차례 기록을 빠뜨렸으니 실제로는 64차나 65차일 것 같다네요.
매주 한 번씩이었으니, 참 질기게도 끌어왔죠?

처음 시작할 때가 봄부터 시작된 서울 촛불이 뜨겁게 불타오르다 극심한 탄압을 받기 시작한 작년 7월 어느날이었으니,
일년하고도 넉달, 계절이 한 바퀴 돌고도 다시 두 번이 바뀌고 있습니다.

참으로 모진 세월이었지요?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던 설치류적 인간은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온전한 정신을 회복하지 못한 채 독재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말로야 초등학생들도 배우는 바지만, 남은 기간 국민들이 받을 고통이 걱정이지요.

건설족과 수출대기업, 가진자들에게 국민의 피땀흘린 세금을 퍼주고
그들만을 위해 봉사하는 국가정책은 여전히 바뀔 줄을 모릅니다.
그들의 논리대로 경제가 나아지기는 쥐뿔, 서민들의 삶은 날로 팍팍해지고 있지요.
힘겨운 세상에서 그나마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주던 민주주의 장치들, 자유언론은
날이 갈수록 질식돼갑니다.

앞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살 길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백 없고 능력 없는 놈은 죽으라는 야만의 논리가 사람들을 헤쳐 흩뜨려놓고 있습니다.

우리의 기타맨 들불님은 싸움판에서는 여유 있는 놈이 가장 무서운 법이라며
여유를 갖고 싸워나가자고 노래했습니다.

장비와 물품들을 준비해주신 안티명박의 한 일꾼에게는 참으로 부끄럽게도,
올해 마지막으로 한번 촛불을 크게 켠 뒤 내년을 기약하자는 다짐에도 아랑곳없이,
참가자는 전부 합해서 스무 명을 헤아릴 정도였습니다.

어쩌나요, 이게 우리의 현실인 것을!
그러나 참가자 중 어느 한 사람도 실망의 눈빛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만큼 단단하게 단련된 거지요.

단련되어 응축된 힘이 터져 나오는 날, 그날은 아마 개벽의 날이 될 것입니다.
2008년에 크게 타올라 2009년에 단련된 촛불의 힘이
2010년에는 세상을 뒤흔드는 시민정치운동의 힘으로 터져나올 겁니다.

사실 준비는 이미 끝났고, 카운트타운의 순간을 기다리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