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 - 평화도시 고양을 꿈꾸며 오랜 세월을 달려왔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국가 차원의 진실규명 이후에도 후속조치는 더디기만 하다.끝이 보이는가 했는데, 다시 새로운 시작이다.하기야 국가 차원에서 금정굴 사건을 국가의 잘못으로 인정하고 책임을 표명하기까지 무려 57년이 걸렸으니, 단기간에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지도 모른다.어찌 보면 조금 긴 안목에서 초심과 원칙을 돌아보면서 문제의 근원적 해결 방안을 모색할 때인 듯도 싶다.그런 의미에서 금정굴 사건을 비롯한 전쟁기 민간인학살 사건들의 진상규명에 착수할 때 상정했던 진상규명의 목적과 의미, 문제 해결의 원칙과 경로를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국가 차원의 진실규명결정은 내려졌지만 진상규명은 아직 미흡하고 후속조..
8. 금정굴을 둘러싼 공방, 한 큐에 정리하기 쟁점 1. 금정굴 희생자들은 극렬 좌익 또는 적극 부역자? 일각에서는 금정굴 희생자가 ‘극렬 좌익’이나 적극 부역자였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진실화해위의 조사 결과, 국군에 의해 고양지역이 수복이 되었을 때 인민군 점령하에서 군이나 면 단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던 ‘극렬 좌익’이나 적극 부역자는 이미 월북 또는 피신하고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그리고 인민군 점령하의 리 단위 인민위원회 간부들은 형식상 선거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로서 대개 각 리의 주민대표자들이었으며, 이전부터 마을에서 이장이나 그 밖의 마을 일을 보고 있었던 주민들이 많았다.당시 주민들은 인민위원회 참가 혹은 협력 행위를 좌익 활동이라기보다는 일반 행정 지원활동으로 보았으며, 대부분 묵시적..
7.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창졸간에 부모형제자매를 잃고 살아남은 유족들의 삶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생명 위협과 재산 약탈, 애비 없는 설움에 이웃의 손가락질, 지독한 가난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거미줄처럼 따라다니던 연좌제의 꼬리표는 그나마 힘겨운 삶을 더욱 옥죄었다.불법을 저지른 이들이 처벌받기는커녕 오히려 떵떵거리며 사는 세상에서, 도매금으로 ‘빨갱이 가족’으로 몰린 희생자 유족들은 모진 목숨을 연명하기 위해 자신을 재포장하기도 했다.군대나 우익단체에 들어가 신분을 ‘세척’하고, 권력의 실세가 된 가해자 집단과 어울려 그들과 교분을 쌓기도 했다.자신을 핍박하는 고향을 등지고 아는 이 아무도 없는 곳에 새롭게 정착하여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사람들도 많았다.유족들은 자신의 2세들에게까지 할아버지..
6. 꺾은 사람들 금정굴 사건을 비롯한 고양지역 부역혐의자 학살의 직접 주체는 고양경찰서와 휘하의 민간치안조직이었다.이들은 경기도 경찰국과 경인지구 계엄사령부, 그리고 사실상 대통령의 직속기관처럼 행동하고 있던 군검경 합동부사본부의 지휘를 받고 있었다. 고양경찰서 고양경찰서는 희생자들을 금정굴로 이송하여 처형하는 과정을 주도했다.고양경찰서의 하부조직인 각 지서 및 출장소는 희생자들을 연행, 선별하는 일을 했다.각 지소는 사무실 일부를 치안대에 제공하기도 하고, 곡물창고 등 임시유치시설을 이용하여 부역혐의자들을 감금, 고문, 조사했다.지서에 감금된 주민들의 일부는 고양경찰서로 보내지고, 일부는 한강변이나 마을 계곡으로 끌려가 죽었다.당시 고양경찰서장은 김포경찰서를 거쳐 온 이무영 경감으로, 김포에서 가족 ..
5. 스러져간 사람들 이제 금정굴의 낙화로 스러져간 희생자들을 돌아볼 시간이다.우선 확인된 이름부터 새겨보고, 그 사유를 들어보자.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사유를 들어보면 정식 재판에 부쳤을 경우 사형은커녕 훈방될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먼저 2007년 6월 진실화해위에서 금정굴 사건 희생자로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연번희생자거주지성별나이직업1최의현중면 마두리 215남37농업2고산돌중면 백석리 507남52농업3유해진중면 백석리 507남32농업4한복영중면 백석리 507남32농업5허정임중면 백석리 507여22가사6정한희중면 일산리 96남52농업7정대철중면 일산리 96남20농업8정영학중면 일산리 101남21농업9김석권중면 일산리 585남24상업10이봉린중면 일산리 60..
4. 금정굴 사건, 그 처음과 끝 - 금정굴 10문 10답 사건이 있은 지 무려 57년 만에야 국가기관의 공식 조사로 진실이 밝혀진 금정굴 사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왜 그렇게 오랜 동안 없는 듯 묻혀 있었을까?세상 밖으로 드러난 뒤에도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국가에서 진실을 밝힌 뒤에도, 왜 아직까지도 합당한 후속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걸까?거기에 금정굴 사건의 비밀이 있다.거기에 금정굴 사건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있다.그것은 대한민국의 국가 형성 과정에 숨겨져 있는 안타깝고도 끔찍한 비밀이다.그 비밀을 10문 10답으로 풀어보자. 물음 1. 어떤 사람들이 언제, 어떻게 끌려가 죽었나? 금정굴에 끌려가 죽은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첫째는 ..
3. 컴컴한 금정굴에 볕이 들기까지 19501950년 10월 금정굴 사건이 있은 직후, 당시 부역자 처리 책임을 맡고 있던 군·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유족들의 청원과 호소가 잇따르자, 10월 말 고양경찰서에 수사반을 파견했다.부역자 처리를 주 임무로 하고 있던 수사반은 관계 경찰과 의용경찰대원, 치안대원, 태극단원을 연행하여 조사한 뒤, 집단살해 및 경찰의 책임은 불문에 부치고, 의용경찰대원 중 인민군 치하에서 부역 행위를 한 자들만을 선별하여 재판에 회부했다.총 7명이 기소되어 그중 두 명이 사형선고를 받고 당시 고양경찰서장 이무영이 다른 이유로 직위 해제되면서, 금정굴 사건은 덮어지고 없던 일이 되었다.이후 금정굴 사건은 금기가 되었다.금정굴 사건을 입에 올리는 것은 그 자체로서 불순한 행위였다.유족들..
2. 금정굴 사건은? 금정굴을 우리의 아픈 기억의 공간으로 남긴 금정굴 사건은 6.25전쟁 중에 이곳 고양 땅의 착한 백성들이 금정굴로 끌려가 무참하게 떼죽음당한 사건이다.2007년 6월 26일 국가 차원의 진실규명기구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1년 남짓의 조사 끝에 고양금정굴 사건에 대해 이렇게 결론지었다. “고양금정굴 사건은 고양경찰서장의 지휘아래 1950년 10월 9일부터 31일까지 고양지역과 파주 일부지역 153명 이상의 주민들이 부역혐의자 및 부역혐의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고양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에 의해 금정굴에서 불법적으로 집단총살당한 사건이다.” - 진실화해위 결정문 지금까지 밝혀진 사건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언제 : 1950년 9.28수복 직후 약 한달 동안..
3년 반 전에 쓴 소책자의 글을 9회 분량으로 나누어 싣습니다. 세월은 흘렀어도 바뀐 건 거의 없군요.차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꽃잎처럼 스러져간 사람들- 금정굴의 진실을 찾아서 1. 금단의 현장, 금정굴2. 금정굴 사건은?3. 컴컴한 금정굴에 볕이 들기까지4. 금정굴 사건, 그 처음과 끝 - 금정굴 10문 10답5. 스러져간 사람들6. 꺾은 사람들7.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8. 금정굴을 둘러싼 공방, 한 큐에 정리하기9.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 - 평화도시 고양을 꿈꾸며 1. 금단의 현장, 금정굴 일산에서 파주 봉일천 넘어가는 고갯마루, 중산마을 끝자락에 주유소가 하나 있다.이름이 고봉산주유소다.주유소 앞에 서서 큰길 맞은편을 바라보면 나지막한 야산이 하나 보인다.위에서 보면 산 모양이 누런 용을 닮았다는..
10월 3일 2012 고양평화에술제/박람회의 메인 행사인 평화음악회에서 발표된 공동조직위원장단의 1분 평화의 릴레이 메시지입니다. 평화의 다양한 얼굴들이 어떻게 모여 어떤 상과 방향을 그려내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자료인데, 자칫 사장될 우려가 있어 이곳에 실어둡니다. 1 평화는 인류사회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입니다. 전쟁과 폭력, 분단과 대립, 반인권과 반생명을 거부하며 만인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정초를 놓는 운동입니다. 고양시는 평화도시를 지향합니다. 고양시를 기쁨도 슬픔도 어려움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평화도시로 만들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저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함께 하십시다. 2 평화는 인권입니다. 폭력과 반인권이 판치는 사회에서 평화란 있을 수 없습니다. 인권을 존중하고 차이를 존중하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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