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우선 생소하다.
그리고 설렌다.
마치 딴세상에 들어선 것처럼.

카테고리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모르겠어서 일단 글쓰기로 들어와 몇자 끼적여본다.
그냥 흰소리를 적느니보다는 앞으로의 불로그 운영 계획과 구상을 간단히 정리해두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1993년쯤이니 한 16년 됐나보다.
번역을 시작한 것은 그보다도 몇해 전이었다.
그리고 편집쟁이 일을 시작한 것은 1984년부터니, 무려 25년간이나 글을 만지며 살아온 셈이다.

물론 중간에 딴짓도 많이 했다.
굵직한 것만 추려보면,
내가 사는 삶터에서부터 세상을 바꿔보자고 이른바 지역운동에 한동안 목을 매었다.
고양지역의 금정굴사건 진상규명운동에 발을 디딘 연으로, 한동안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진상규명운동의 일선에 서서 일하기도 했다.
그 두 가지 일은 아직까지도 내 발목을 하나씩 잡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민폐도 많이 끼쳤다.

그러나 나는 태생적으로 자유인이다.
매인 생활은 숨을 턱 막히게 한다.
집요하게 매달리고 파고들면서도 끊임없이 출구를 찾는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잠시 출구를 찾아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셈이다.

대체 몇살이냐고?
그 유명한 58년 개띠다.

젊었을 때는 한 40년쯤 살다가 한 자국 남기고 가는 삶을 생각했었으니, 이미 10년 이상 덤으로 주어진 인생을 사는 셈이다.
죽을 고비도 몇 차례 넘겼지만, 문명세상에선 죽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더군.

하여 기왕 사는 것, 건강하게 살려고 운동(건강 챙기는 운동)도 열심히 한다.
덤으로 주어진 인생까지 민폐를 끼치며 살 수는 없으므로, 돈도 좀 벌면서 살려고 한다.

그러면서 조금은 긴 호흡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도 하면서,
젊은 시절의 꿈 잃지 않고, 좀더 부드럽고 좀더 폭넓게 세상과 씨름해보고자 한다.

컴퓨터를 정리하다 보니, 10년쯤 전부터 쓴 글과 자료들이 빼곡하다.
그전 글들은 플로피디스켓으로 저장돼있어 살려볼까 했는데, 그냥 잊어버리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거란다.
해서 포기하고, 대신 내 컴퓨터 바깥에 저장돼 있던 글들을 일부 찾아와 다시 저장해두었다.

예전에 쓴 글들을 다시 읽어보니, 지금 그런 글들을 다시 쓸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치열하다.
그냥 묻어두자니 내심 아까운 글도 많고, 자료가치가 있는 것도 상당하다.

하여, 일단 그 글들을 조금씩 손보아 다시 세상에 내놓아볼까 한다.
하루에 몇 편씩이라도.

그리고, 요즘 세상에 대한 고민도 새롭게, 좀 참신한 스타일로 풀어내보려고 한다.
주제는 내가 사는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소사가 아마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 같고, 또 워낙 관심사가 다양하다보니 전국적인 사안이나 세계의 흐름에 관한 코멘트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 같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을 못하면 얼굴 들고 다니지 못할 것 같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다짐삼아 스스로에게 못박아둔다.
아무래도 삶이 좀 들쭉날쭉하다보니 매일같이 글을 올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일주일에 최소한 10편은 올리자.

동네 이야기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든, 옆집 순이 이야기든, 저 높은 곳에서 으쓱거리며 군림하시는 맹박 선생 이야기든, 세상을 호령하는 초국적기업과 금융자본 이야기든, 닥치는 대로 성역 없이 좌충우돌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보려 한다.

근데, 이 글은 어떤 카테고리에 담아야 하나?
카테고리 설정조차도 어찌하는지 모르는 이 초보운전자, 제 집이나 잘 찾아가려나?

티스토리에 초대해주신 김주완 기자님, 그리고 선배 블로거님들, 이 불쌍한 초보 어여삐 봐주시고 넉넉한 마음으로 잘 이끌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