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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촛불을 기억하시죠?
MB정권의 전방위적 탄압에 활활 타오르던 촛불이 꺼져갈 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지요.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았더니 나라가 온통 엉망이 되었다고, 지금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지만 다음 선거 때 보자고.

그뒤로도 정권의 역주행은 거침없이 계속되었습니다.
부자감세에서, 용산에서, 쌍용차에서, 미디어법 개정에서, 두 대통령의 비운의 죽음에서, 4대강 사업 강행에서, 세종시 수정의 강압적 추진에서, 정권의 막무가내식 일방통행은 거침이 없었고, 가진 자들과 건설족의 이익만 집요하게 추구하는 일방 독주는 끝없이 계속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촛불 이후 최초의 전국선거가 어느덧 4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방선거긴 하지만, 국민들이 8번이나 도장을 꾹 눌러 시도지사도 뽑고, 교육감도 뽑고, 시군구장도 뽑고, 시도의원도 뽑고, 교육의원도 뽑고, 시군구 의원도 뽑고, 비례대표 시도의원, 시군구의원도 뽑는 대규모 전국선거입니다.

물론 지방자치의 상머슴들을 뽑는 지방선거이니, 지방자치의 본령, 즉 지역의 주인인 주민들의 뜻을 떠받들며 진정한 풀뿌리 주민자치를 구현해갈 일꾼을 선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2년 전의 다짐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권의 일방독주에 강력한 제동을 걸며 국정운영 기조의 대전환을 강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거지요.
표 대결에서 이긴 것을 명분삼아 온갖 전횡을 일삼고 있는 저들로서도 표로 나타난 민심을 거역하지는 못할 것이고, 만약 허튼 짓을 했다가는 시민들의 분노가 2년 전 이상으로 불타올라 자신들이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어쨌든 이번 지방선거는 현 집권세력의 역주행에 제동을 거느냐, 아니면 저들의 역주행에 날개를 달아주느냐를 결정하는 커다란 분수령이 될 게 분명합니다.
2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자신의 소중한 한 표 잘 행사하고, 주변에도 대반격의 기회가 오고 있음을 널리 알릴 때입니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진보적인 의제는 풀뿌리 주민자치


그렇다고 지방자치의 본령이 뒷전일 수는 없습니다.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못해 중앙정치 무대보다도 더 노골적인 부패와 비리의 백화점이 돼버린 지방정치를 개혁하며 풀뿌리 주민자치 실현과 지역 공동체 건설이라는 본질적 과제를 추구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의미가 아무리 크다 한들, 지방자치의 본래 의미를 저버린다면 그것은 본말이 전도된 논의지요.

최근 들어 중앙무대에서 반MB연합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민주대연합, 진보대연합 운운하는 논의가 분분하지만, 왠지 속알맹이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진보적 가치를 이야기하면서도, 지방자치에서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기초적인 풀뿌리 주민자치의 기반 강화라는 핵심 의제가 실종되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거지요.

어찌 보면 서울 사람들이 지방을 모르고 동네를 모르는 데서 나오는 소치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아니, 어쩌면 토론에 참여하는 이들이 연구실이나 사무실에 틀어박혀 살면서 동네에서 이웃과 어울리는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 탓일까요?

어쨌든 풀뿌리 주민자치 구현과 지역 공동체 건설은 지방자치 최대의 진보적 의제이고, 민주주의의 밑바닥 뿌리를 강화하고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진보적 의제에도 뒤지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진보 의제임이 틀림없습니다.
예컨대 비정규직 문제나 한미 FTA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고, 지방선거에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강화가 그에 못지않게, 어쩌면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연대연합 논의에서 풀뿌리 주민자치와 로컬 거버넌스, 지역 공동체의 의제가 다른 어떤 의제 못지 않게 활발하게 전개되기를 고대합니다.
한국사회 민주주의의 토대가 이토록 허약했던가 하는 안타까움의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도 생각해보면 동네민주주의의 강화가 그 출발점 아닐까요?


글이 길어지니 본격적인 문제제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제 어느덧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고양무지개연대 창립대회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고양시민 1만인을 모아 좋은 정책을 내고 좋은 후보를 세워 고양시를 일신하고 온 나라에 빛을 던진다는 목표하에 지난 1월 10일 발기인대회를 치른 고양지역 시민정치운동체, 좋은 정치를 위한 고양무지개연대가 바로 내일, 1월 30일 저녁 6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에서 창립대회를 갖고 정식 출범합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설명을 조금 곁들이면, 고양무지개연대는 무소속 시민후보를 배타적으로 세우려는 건 아니고, 고양지역 범야권 5당의 정당협의체의 합의를 존중하며 합의가 안 될 경우 기층시민의 힘으로 범야권 연합을 사실상 관철시킨다는 전략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물론 정책의제로는 범야권 어느 당보다도 더 진보적인 지역의제를 관철시키면서요.



참고로, 지난 10일 고양무지개연대 발기인대회를 치른 지 열흘 뒤인 1월 20일 고양지역 범야권 5당은 제1차 정당협의회를 갖고 지방선거 공동대응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끌어낸 바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행사 치른 뒤 전하기로 하고, 웹 초대장으로 초대의 글을 대신하겠습니다.
고양시의 새로운 실험 주목해주십시오. 벤치마킹은 지적 재산권 없이 무제한 허용합니다.
더 자세한 소식은 고양무지개연대 공식 카페 http://cafe.daum.net/goyangnet/에 들러서 확인해주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