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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는 좀 크게 놀았으니

오늘은 좀 디테일하게 놀아볼까 합니다.

(수정 보강판입니다.)


크게 놀고 남은 뱀발 - 대통령이 선거 다 하고 지방의제는 거의 실종된, 벌써 다 끝난 듯한 이번 선거판에서 귀기울이는 사람도 별반 없으니 좀 걱정되긴 합니다만, 이조차도 엄연한 현실이니 어쩔 수 없죠. 

지방선거가 명실상부한 지방선거가 되려면 아직 멀었나 봅니다.

아니,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오늘 받아본 6.13 지방선거 공보물에서도 지역과 지역현안들을 가슴으로 고민한 흔적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으니.

이래저래 중앙과 지방의 분리, 지방자치에서 정당의 일정한 배제가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이 짙어지는 요즘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늘 그렇듯이 민초들의 밑바닥 힘이겠죠?)


고양시의 도시건축 관련 풍경사진 몇 장 올리면서 몇 마디 덧붙이겠습니다.

그리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겠지만.



풍경 1.



일산신도시 대화동 방면에서 바라본 킨텍스, 한류월드 지원시설 부지의 스카이라인입니다.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지원시설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죄다 고층 아파트와 오피스텔이고 건폐율과 용적률도 거의 최대치에 가깝게 적용했습니다.

고양시 관할의 킨텍스 지원시설 부지 쪽이 더 심합니다.

알토란 같은 이 땅을 이렇듯 숨막히는 모양으로 설계하고 또 허가한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도시계획/건축 관계 부서와 위원회에서는 어떤 검토와 토론이 벌어졌을까요?

아마도 법은 어기지 않았고 법대로 했다고 강변하겠지요?



픙경 2.



49층 건물의 동간 간격을 최소치인 6미터로 적용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최소기준을 적용하여 단지 안에 건물 한 동 더 구겨넣으면 얼마가 더 남을까요? 

그리고 그 돈은 어디로 갈까요?

역시 법대로 했다고 우기겠지요?



풍경 3.



일산 뉴코아 4거리에 올라가고 있는 일산 차병원(그럴듯한 다른 이름으로 부르던데 여하튼) 신축건물입니다.

연전에 의료관광 인프라 확대니, 통일한국 실리콘밸리 기반 조성 어쩌구 하는 명분으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여 최고 한도 10층인 주변 다른 건물들과 달리 13층까지 허가해주었다죠?

부지는 일산백병원의 절반 정도인데 규모는 백병원보다 조금 크다니... 

그렇잖아도 교통지옥이 돼가는 도심 한복판에다 교통유발계수가 엄청날 게 분명한(필시 크게 줄여 제출했겠지만) 이런 대형 병원을 굳이 도시계획까지 변경해가며 꼭 '특별' 허가해주어야 했는지 솔직히 의문입니다.

고양시에서는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훨씬 쾌적한 병원 부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아마도 이를 계기로 해서 이와 유사한 또 다른 도심 개발 압력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겠지요?

차병원 유치에 따른 경제 선순환 효과가 훨씬 크다고 우기겠지만, 글셰요,

도시계획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풍경입니다.



풍경 4




보도와 연접한 건축선 밖 전면 공지의 풍경입니다.

사람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어야 하는데, 장애물들은 왜 그리 많고 보도와 공지의 경계석은 발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고, 물매는 또 왜 그리 급한 곳들이 많은지, 도시 관리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이건 누구 책임이죠?

건물주든, 설계사든, 시공사든, 감리사든, 관리감독부서든,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 아닌가요?

이건 법대로도 아닌 것 같은데?

도시공간은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가 함께 만들고 함께 이용하고 함께 가꾸어가는 우리의 삶터라는 의식이 아쉽습니다.



풍경 5



갑자기 보도 블록을 바꾸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아마도 예산 상반기 우선 집행을 통한 경제 활성화 조치의 일환이겠지만, 그래도 선거철까지 이런다는 건 좀 심하지 않나요?

게다가 차도-보도의 신설 경계석까지도 죄다 이렇게 날선 각진 모양으로 하는 건 또 뭐죠?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게 훨씬 편안하고 안전해 보이던데.



풍경 6.



중앙분리대에 놓인 무단횡단 방지책?

최근에 와서 이런 풍경이 또 갑자기 늘었습니다.

이게 꼭 필요할까요?

더욱이 이런 흉칙스런 모양의 철책으로 도로 한복판을 꼭 막아야 할까요?

조금만 상상력을 발휘하면 훨씬 더 멋지고 안전한 장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도 다 세금인데, 돈도 훨씬 절약하면서.



우리 고양시에서 왜 이런 일들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히 벌어지고 있을까요?

업자들은 돈 벌어가면서 책임은 안 지고도시 환경은 악화되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오직 한 사람만 바라보고, 그 한 사람은 딴생각이나 하고 있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보고...
큰 일은 중앙정부 책임이고, 작은 일은 법대로 담당자들이 알아서 하고, 중장기 고민은 다음 사람의 몫이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보고... 그런 건가요?

어디 도시건축 분야뿐인가요?
중앙정부가 바로 서도, 남북문제가 잘 풀려도 고양시에는 고양시의 문제가 있다는 것,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