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리’ 하지 말고, ‘난 이제 글렀소.’ 하시오 - 아이소포스(B.C. 620?-564?) 이야기 하나. 한 사람이 강에서 고기를 잡고 있었다. 그가 한쪽 강둑에서 맞은편 강둑으로 가로질러 그물을 쳐놓고는 밧줄에 돌을 매달아 물을 마구 쳤다. 놀란 물고기가 방향을 잃고 그물 속으로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 사는 사람은 그것을 보고 깨끗한 식수를 흐려놓는다고 꾸짖었다. 고기 잡는 이가 말했다. “강물을 이렇게 흐려놓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내가 굶어죽어요.” 이야기 둘. 새 사냥꾼이 그물을 펼쳐놓고 길들인 비둘기를 그물에 매어놓았다. 그러고는 얼마쯤 떨어진 곳으로 가서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멧비둘기가 날아와서 그물에 걸렸다. 사냥꾼이 급히 달려와 멧비둘기를 잡아들자 멧..
물과 불은 기氣는 있지만 생명이 없고 초목은 생명은 있지만 지각이 없으며 짐승은 지각은 있지만 예의가 없으니, 오직 사람만이 기도 있고 생명도 있으며 지각도 있고 예의도 있다. 그러므로 천하에서 가장 귀한 것이다. 그러나 힘으로 말하면 소를 당할 수 없고 달리기로 말하면 말을 당하지 못하는데, 그럼에도 소와 말을 부리니 어째서인가? 사람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으나 소나 말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 순자(B.C. 298?-235?), 왕제王制편 ‘인간의 본성은 악하여 날 때부터 이익을 좋아하고 질투하고 증오한다. 그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쟁탈과 살육이 일어나므로 예의로써 그 악한 본성을 교정해가면서 세상을 다스려야 한다’는 성악설의 주창자로 우리 귀에 익숙한 순자. 그는 춘추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로, ..
찌는 듯한 여름, 답답한 날들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시장 붕괴의 여파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상전벽해란 말이 무색할 만큼 한때 잘 나가던 공장들이 속속 문을 닫았고, 나라마다 식량자급과 내수충족을 위한 생산을 늘리느라 아우성들이다. 달러화의 폭락이 세계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을 불러오면서 그렇잖아도 휘청거리던 세계무역에 치명타를 가하더니, 국제사회가 연일 머리를 맞댄 끝에 이제야 겨우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가간 결제통화로는 이제 달러보다 유로와 위안화가 더 강세다. 핵전쟁의 고비는 겨우 넘겼지만, 지금도 중동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와 남미에서는 총성이 끊일 날이 없다. 세계의 경찰 행세를 하던 미군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국지전이 더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
1. 들어가며 “내 생전에 이 얘기를 하고 죽을 날이 올까 생각했다.” “가슴 깊이 파묻어 애써 갈무리해둔 이 아픈 상처를 다시 도지게 했으니, 치료비 내놓고 가라.” “세상이 본시 그런 세상이니, 누굴 탓하겠는가? 우리 같은 농투성이 인생은 예나 제나 늘 그 모양 그 꼴이지 뭘.” “이 한 많은 인생, 누가 되돌려줘? 누가 해결해준대?”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문제에 한 발짝이라도 들여놓은 사람이라면 귀가 닳도록 들은 말들이다. 절망, 상흔, 통한, 체념, 냉소, 원망이 뼛속 깊은 곳에서 배어나오는 이런 말들에서 우리는 더 이상 전율도, 분노도, 고통도 느끼지 못한다. 세상은 으레 그러했고, 또 언젠가는 이런 상태가 역전되어, 아니 교정이라도 되어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번번이 좌절돼..
10. 과거청산은 시대의 명령 한국전쟁전후 100만 민간인학살 문제의 본질은 국가권력이 수많은 민간인을 불법적으로 죽이고도 그에 대해 반성도 않고 조치도 취하지 않았으며, 오랜 기간의 진실규명 요구에도 묵살로 일관해왔다는 것이다. 즉, 국가권력의 도덕성의 문제이고, 직무 유기의 문제이며, 국가권력의 존재 의의의 문제이고, 나아가 국가권력의 정당성을 물을 수밖에 없는 문제다. 국가가 수많은 민간인을 죽이고 또 문제를 묵살함으로써 그들을 다시 버린다면, 수백만 유족들에게, 그리고 현장을 지켜보고 이야기를 들어온 수많은 사람들에게 국가란 무엇이겠는가? 국가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더 막중한 임무는 없을진대, 하물며 국민, 그것도 전투와 무관한 민간인들을 불법적으로 죽이고 또 이를 묵살하는 국가는 과연 ..
7. 민간인학살 진실찾기, 그 의미 요즘 ‘과거청산’ ‘과거사 정리’ ‘과거사 규명’ ‘진실규명’ 등의 말이 혼용되고 있다. 어느 경우나 은폐되고 왜곡된 진실, 그것도 대체로 과거 국가기관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행위의 진실 규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하나, 그 추구하는 목표와 담고 있는 의미는 조금씩 다르다. 가장 많이 쓰이는 ‘과거청산’이라는 말은 ‘범죄자가 손 씻고 새 삶을 산다’는 의미를 짙게 풍기니, 그 주체를 국가, 그중에서도 대한민국으로 좁혀보면 ‘국가, 즉 대한민국이 자신이 저지른 이전의 범죄행위를 청산하고 거듭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겠다. ‘과거청산’의 포괄적인 의의를 돌아보고 나서, 그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인학살 진실찾기의 의미를 새겨보기로 하자. 과거청산의 의의 오늘의 한국사..
6. 진상규명, 그 멀고도 험한 길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운동은 학살 당시부터 일어났다. 1951년 2월 거창 신원면 일대에서 국군 11사단 9연대 3대대에 의해 주민 719명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그해 3월, 거창 출신 국회의원 신중목이 국회 본회의에서 거창 학살을 폭로했다. 이에 국방장관 신성모는 사실을 부인하고 통비분자 187명이 죽은 것으로 사건을 조작했으나 내무, 법무장관이 사실을 부분 시인하면서 국회에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현지 시찰에 나섰다. 그러나 현지에 내려간 국회와 정부(내무, 법무, 국방) 합동조사단은 가해 군인들의 집요한 방해를 받던 중 당시 경남지역 계엄사 민사부장 김종원이 신성모 국방과 모의하여 짜낸 무장공비 위장 습격 계략에 말려 그만 철수하고 만다. 이후 가해..
- Total
- Today
- Yesterday
- 진상규명
- 피해회복
- 마을공동체
- 민간인학살
- 고양시
- 평화공원
- 금정굴
- 신자유주의
- 고양시장
- 고양풀뿌리공동체
- 위령제
- 이동환
- 시민정치운동
- 주민자치
- 야권연대
- 자치공동체
- 자치도시
- 거버넌스
- 수정예산
- 부역혐의
- 진실화해위
- 예산편성
- 고양시자치공동체지원센터
- 풀뿌리 주민자치
- 지방자치
- 선거연합
- 고양무지개연대
- 이동환 고양시장
- 과학기술혁명
- 과거사법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